안부
정해영
백리향 휘어지는 울타리 안
헝컬어 진 채 자라난
풀더미를 걷어내고
시들한 꽃 이름을 솎아내고 나니
박새가
쪼다가 그만 둔 바위와
먼 곳을 바라보는 소나무아래
노랑 주홍 보라의 백일홍 봉선화가
계절이 떨구어 놓은
간결한 문장처럼 남는다
서늘한 바람과 함께 이제 곧 마타리꽃이 핀다고 보내온 안부 속에는 노란 좁쌀 알갱 이 같은 인정이 흩어져 있지만 돌을 품은 꽃밭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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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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