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연씨의 [풋감 주워다...]에 대하여,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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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씨의 [풋감 주워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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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감 주워다 삭혀 먹던 내 고향 망덕리에 가면 육남매 ...
김상연


풋감 주워다 삭혀 먹던 내 고향 망덕리에 가면 육남매 손에 숭숭 베어져 그루터기만 남은 어머니 품에 안겨 세월의 등살에 잊고 지냈던

별똥별을 만나보고 싶다
새 솜 놓은 이불에 지도 그려
어머니께 혼 날까봐
어린 동생 끌어다 눕혀놓고
마루에 나와 앉아
뛰는 가슴으로 쳐다보았던
삼십년도 더된
그, 별똥별을……
------------
위의 산문으로 된 첫련의 의미는 대략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읽어보면 문장이 길어서인지 어딘가 의미상으로 혼란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1) 풋감 주워다 삭혀 먹던 내 고향 망덕리
2) 육남매 손에 숭숭 베어져 그루터기만 남은 어머니
3) 어머니 품에 안겨 세월의 등살에 잊고 지냈던

1) 시의 그 내용은 <고향(망덕리)에 가면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그 별똥별을 만나 보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고향은 자기 존재의 근원이므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에게나 가장 깊고 간절한 정서입니다. 그러므로 <유년시절/고향/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많은 시인들의 보물창고일 것입니다.
2) 전에도 지적했지만, 김시인은 타고난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한 정서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너무 전통적인 정서에 쉽게 의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롭지 않아 보입니다.
3) 독자는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합니다. 새로운 것은 낯선 것이지요. 그런데 김상연 씨의 정서는 우리에게 익숙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우선 <낯설게 하기>에 무성의해 보입니다.
4) 또한 긴 문장을 읽다 보면 뭔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통사론적으로는 맞는 문장이라도 의미론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2)에서는 어머니는 <그루터기>만 남았는데 그 어머니 <품에 안겨 세월의 등살에 잊고 지냈던>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루터기만 남은 품은 아늑하게 안길 수 있기에는 춥고 황량합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세월에 등살에 잊고 지냈던>이란 말은 <어머니 품에 안겨>라는 말과도 어울리기 곤란합니다. 어머니 품에 안기면 포근해서 잊고 지낼 수 있지만, 세월에 등살에 잊고 지낸다는 것은 거친 세월 때문에 잊고 지냈다는 의미이므로 서로 상충된다는 것입니다.
5) 이러한 의미상충은 시적 리얼리티에 큰 손상을 줍니다. 따라서 독자의 감동을 훼손시키는 것이지요. 독자는 분석하지 않아도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한꺼번에,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감성입니다. 그래서 괴테는 <감성이 전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6) 제 2련의 첫 행에서는 <별똥별을 만나보고 싶다>고 했는데 < 그 별똥별을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 어떨는지요? <만나 본다>는 것은 그 대상이 별똥별이므로 어색해 보입니다. 그리고 1련 마지막에 <잊고 지냈던>이란 말이 나오니까 옛날에 보았던 그 별똥별이므로 <그 별똥별>이라고 쓰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7) 2련 2행의 <새 솜 놓은 이불에 지도 그려>는 <이불>이 아니라 <요>가 아닌지요? 오줌을 싸면 <요>에 지도가 그려지는 게 아닌지...? 그래서 그 구절은 <햇솜 넣은 요에 지도 그려>로 고치면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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