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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는 건물을 떠났다
                               
                             곽미숙

대암봉 정상
너럭바위에 기댄 햇살,
졸고 있다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구슬치기

산 그늘 내려오니
엄마의 목소리

 골목길 따라 돌고

 

깜작놀라 일어나니
빈 가지 사이 참새 몇 마리
푸드득 날아간다

안개속 페허처럼 떠있는
회색도시
골목을 빼앗기고
입 마저 막혀버린
마음껏 날개펴지 못한 아이들

하늘도 없는
고등 껍질 속에서
아직도
엘비스를 기다리고 있다

두 손을 모은다



(엘비스는 건물을 떠났다 ㅡ
'쁘띠 아만다'의 영화 속 책 표지
이미 떠났다. 끝났다는 뜻 하지만 영화 속에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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