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억새풀 서늘하게 눕고
강상의 배들 산그늘 싣고 간다(1)
언덕 멀리 서서 해 기우는
능선 위로 부리긴 새가 날아가다,
초점 흐린 눈에 점으로 사라지고(2)
서쪽 길 가로질러오는 햇살
노린재나무에 감도는 청아한 바람
토해놓은 붉은 피 노을의 형해,(3)
강기슭으로 돌아오는 배들
강촌엔 저녁연기 오르고
여물 끓이는 아이들(4)
구름바다님, 언제나 변함없는 시심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전 지금 꽤나 피곤한 상태라서 평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참고가 되신다면 돕겠습니다.
연을 나눈 것은 제가 말씀드리기 편하기 위해서 나눈 것이니 별 의미는 없습니다.
먼저 전 (2)가 가장 거북했는데요,
이유는 지나치게 긴 서술에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3)에서 <서쪽 길 가로질러오는 햇살>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위에서 다시 <해 기우는>이라고 나오니 시간대의 암시가 중복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멀리 서서>의 주체가 무엇인지요?
(3)의 <청아한>, <붉은 피>와 같은 수식은 다소 진부한 표현 같습니다.
그러나 (4)의 <여물 끓이는 아이들>과 같은 대목에선 미소가 절로 나오는군요.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인지요.
구태여 진부한 표현으로 덧칠하기 보다는 풍경 그대로를 담담히 그리는 것도
운치가 있고 좋을 것 같습니다.
시를 잘 모르면서도 언제나 제일 먼저 용감하게 말하는 것 같아서 모두께 미안하기도 합니다.ㅎㅎ
구름바다님, 그럼 전 이만 코~ 해야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