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죽에 물을 주며
정 정 지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녀를
알게 될 줄은 몰랐다
우연히 들른 인터넷 카페의
카페지기였다
그곳을 들락거리다
습자지가 물기를 빨아들이듯
우린 서로에게
스며 들었다
자폐가 있는
여동생의 딸을 돌보면서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치던 꿈은
접어서 가슴에 묻었다
진액과 땀으로 보살핀
긴 세월
이제 그녀의 몸도
예전같지 않다
관음죽*에 물을 주며
지구 한 귀퉁이를
맑히고 있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녀가 생각났다
*관음죽 : 공기를 맑게 하는 식물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가져옴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