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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날이 보이지 않게 / 전 영 숙 (908회 토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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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날이 보이지 않게

 

전 영 숙

 

늙은 살구나무를 밤에 벴다

번쩍이는 톱날이 보이지 않게

모두가 잠든 밤에 톱질을 했다

달빛에 걸려 톱이 휘청거렸다

빛이 휘는 소리가 났다

어둠이 습자지처럼 떨렸다

톱날이 나무의 속을 다 통과해 나올 때까지

얼마나 마음을 오그리고 있었는지

아버지 굽은 등이 한자나 더 굽어 보였다

나무가 희미하게 살구 향을 풍겼다

잘린 나무 앞에서 아버지는 두 번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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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8회 물빛 시 토론 (2021.11.9.둘째 화요일)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톱날이 보이지 않게 / 전영숙

    -서강님의 시 마지막에는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가족으로 끌고 가는 듯
     제목 살구나무 – 신화적인 느낌
     좀더 신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마지막에 한 줄 더 넣으면 좋겠다
     (예) 나의 기침도 잦아들었다
     아버지가 왜 살구나무를 밤에 벴을까~
     병약한 아이가 계속 기침을 해서
     딸이 아버지의 노력과 정성을 보면서 병이 뚝 그치는~ 그런 느낌을 주면 어떨까
     왜 이렇게 제목을 정했을까 궁금했다  (조르바)

    -오래된 나무 – 함부로 베면 안 된다고 들었다
     늙은 살구나무에 대한 배려,
     살구나무도 나와 동등한 것으로 보셔서 벨 때도 무서운 톱날을 보이지 않도록  (서강)

    -늙어서 베어버릴 나무를 정중히 대하는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준다
     서강님 시는 늘 감동을 주는데 오늘 시는 더 깊은 감동을 받았다
     4행~5행 – 너무 좋은 표현 –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목련)

    -오래된 나무를 벨 때 막걸리를 놓고 절을 하고 베던데~  (해안)

    -아버지가 두 번 절을 한 이유는 죽은 사람에게 두 번 절 하듯이~  (서강)

    -톱날이 보이지 않게~ 제목 자체가 대상을 너무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어서 읽기도 전에 뭉클했다
     나무를 생명처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읽는 동안 편안하고 안정되고 좋았다 
     4행~5행 달빛에 걸려 톱이 휘청거렸다/ 빛이 휘는 소리가 났다 – 참 좋았다  (하이디)

    -깜짝 놀랐다 잘 썼다
     앞으로 텍스트로 삼을 정도로 귀한 시를 주셔서 감사하다  (여호수하)


    이오타 교수님:
    -남금희 선생이 지적한 서사를 집어넣으면 훨씬더 시가 풍성하고 의미가 깊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어린(작은) 나무의 교육 (The Education of Little Tree/Carter, Forrest)
     체로키 인디안 얘기에서 나온 것처럼
     인디안이 훌륭하고 근사한 것은 – 사물 자체가 다 영혼을 갖고 있다는 것
     서구 – 사물이 인간의 번성을 위해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평등하다

     1행 살구나무를 밤에 베는 것 – 체로키 인디언처럼 – 우주 만물의 평등

     단어 하나하나가 굉장한 울림, 깊이를 가지고 있다
     늙은 – 시간을 포함한 생의 역사가 다 들어가 있다
     
     살구나무 – 외연을 넓힐 수 있다
     밤에 – 감춤, 어둠을 나타낼 수 있다
     벴다 – 보통말이 아니다

     1행 늙은 살구나무를 밤에 벴다 - 하나만 가지고도 대단한 내포를 가지고 있는 언어들이다
     쓸데없는 단어나 말이 없이, 정제되게 들어갈 말들이 딱딱 들어가 있다

     뛰어난 표현
     4행 5행 6행 – 달빛에 걸려 톱이 휘청거렸다/빛이 휘는 소리가 났다/어둠이 습자지처럼 떨렸다
     보통 수련 아니면 쓰기 힘들다
     굉장히 보석 같은 문장들

     11행 두 번 절하다 - 죽은 사람에게 산 사람이 바치는 존경, 존중, 예의
     화자의 아버지 - 생명에 대한 외경 - 잘 드러남

     인간의 눈 – 쓸모 없는 늙은 살구나무 – 수단으로 보기 때문
     밤에 톱날을 감추고 베어내는 장면, 태도

     4행 5행 6행 – 베는 인간의 행위 하나를 보고 온 우주가 함께 동참하고 있다
     
     무상(無上)의 존재 – 더 이상 비교할 수 없는 생명을 느낄 수 있다
     10행 살구 향을 풍기는 – 생명의 고귀함
     11행 두 번 절하다 – 죽은 자에게 드리는 존중

     톱날을 감추다 – 세상의 모든 사물에 대한 예의, 생명에 대한 품격, 품위
     우리가 해야 할 생명에 대한 자세, 사상, 정신이 잘 녹아서
     쓸데 없는 말 다 배제하고 잘 쓴 시

     형식과 내용이 아우러져 완성된 시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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