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연둣빛 / 고미현 (907회 토론 시)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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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연둣빛

 

고미현



이른봄 고운 햇볕 아래
오가피 새순을 뜯는다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는데
미안한 손길로
한 바구니 가득 채운다

맛있는 연둣빛
순하고 쌉싸름한

치열하게 준비해서
첫발을 내딛는데 갈 곳이 없다

꿈이 사라진 연둣빛

어린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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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갈피나무=오가피나무

    그 새순으로 나물 무쳐 먹으면 아주 맛있다는 해안님의 경험 토로.

    2. 그 연한 새순이 꺾이는 것과 작금의 청년들이 실업 한파를 겪는 현실을 연결한 시로 보입니다.

    그래서 “맛있는 연둣빛”이 사실은 “쓰라린 연둣빛”으로 독자가 읽고 공감하게 됩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청년들의 연둣빛 꿈이 곧 오가피 새순과 같습니다.

    화자의 “미안한 손길”이 곧 사회의 “가혹한 현실”로 유추가 됩니다.

    3. 밑줄 친 부분은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어서, 시적 언어로 에둘러야겠다는 생각.

    그래서 서강님이 끝연을 4연 앞으로 올리고, 4연을 좀 더 시적 여운을 주기 위해 달리 표현하시면 좋겠다는 주문.

    “꿈이 사라지는/ 늦은 연둣빛”으로 마무리를 하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동인지 게재용 <푸른 그릇>이라는 시가 깜짝 놀란 만큼의 비밀병기에 해당하신다고 교수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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