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말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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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말

 

정해영

 

석류처럼

단단한 껍질 속에서

입을 다문 일이 있다

 

하루를 보내본 사람은 안다

10시와 오후 3시는

느낌이 비슷하지만

기울어져 있다

해 뜨는 쪽과 해 지는 쪽으로

 

시간의 표정이다

 

입을 벌리지 않는 석류 속

 

서둘러야 할 것과 기다려야 할 것의

그림자는

다른 가지 위에서 어른거린다

 

경험 많은 노인의

서두르지 말아라 는 소리는

옆가지 벌어진 석류의

입속말을 알아들은 것

 

순치할 수 없는

기다림 속에는

들리지 않는 말

소리 없이 짙어지는 색깔이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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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3회 물빛 시 토론 (2021.8.24.화) 저녁7시~9시 20분 (T그룹통화)

    들리지 않는 말 / 정해영

    -중반 이후부터 모호한 느낌, 5연부터 엉기는 듯한 느낌
     1연 입을 다문 일이 있다 – 5연 서둘러야 할 것과 기다려야 할 것 – 매치가 안 된다
     1연 ⇒ 벌어지지 않은 석류처럼/ 입을 다문 일이 있다
     2연 ⇒ 침묵 속에서 하루를 보내본 사람은 안다
     3연 없애도 되겠다
     끝까지 입을 다문 정황에서 전개되어야 하지 않겠나    (서강)

    -시에서 단정하시는 습관 – 독자에게 지시해 주는 것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안다, 시간의 표준이다, 입속말을 알아들은 것  등
     오히려 시적 상상력을 가두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순치할 수 없는 기다림 – 굉장히 어렵다 이해 못함
     1연 – 화자의 말, (내가) 입을 다문 일이 있다
     시점이 하나로 통일됐으면 좋겠다 
     단단한 껍질이 안에 있으면 입이 저절로 다물어지지 않을까
     그러나 입 벌린 석류와 입 벌리지 않은 석류의 대비
     10시와 3시, 해 뜨는 쪽과 해 지는 쪽, 서둘러야 할 것과 기다려야 할 것~
     이런 표현들은 좋은 착상!!  (조르바)

    -시간은 표정이 없다 좌표가 있다  (돌샘)

    -10시 표정과 3시 표정은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이 다르다
     희망과 절망 같은 것  (이규석)

    -1연 상황은 알겠으나 적절한 표현인가
     석류와 화자가 뒤섞여 있어서 살아날 수 있는 표현이 아쉽다  (여호수하)

    -어려운 말이 없는 데도 완전히 이해를 못했는데 토론 중에 알아들었다
     마지막 연은 좋다    (목련)

    -10시는 시간이 많은 시점, 오후 3시는 서둘러야 될 시점
     서둘러야 될 때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석류가 입을 다물고 열어서 속을 보기 전에는 언제쯤 열릴 것인지 모른다
     주변의 정황으로 알아차려야 되는데
     대부분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말을 듣기를 기다린다는 뜻
     기다림은 지루하다
     순치하다는 길들인다 자기가 감당해낸다
     미래를 모를 때 기다림은 견디기 어렵다는 뜻
     두 개를 동일시 해서 쓰니까 이렇게 된 것 같다
     이중적 은유로 가려고 하다보니 핀트가 두 개가 되는 것 같다  (하이디)


    -이오타 교수님:
     7연 순치할 수 없는/ 기다림 속에는/ 들리지 않는 말
     ⇒ 조용히 눈감고 기다리면 들리지 않는 말 – 이렇게 써야 전체적으로 맞지 않겠나
     실제로 눈감고 가만히 기다리면 들려온다
     순치한다는 말의 뜻의 반대

     이 시에서 참 중요한 구절
     7연 기다림
     소리 없이 짙어지는 색깔이/ 말을 하고 있다 
     
     말은 소리(voice) - 색깔이 말하고 있다
     기다림 이란 말이 깊이 왔다
     색깔 – 자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인상적인 기다림은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가 – 카말라에게 한 말
     나는 명상할 줄 안다/ 나는 기다릴 줄 안다/ 나는 옴(om) 할 줄 안다 / 나는 시를 쓸 줄 안다
     중요한 얘기, 그 중에
     기다릴 줄 안다 기다림

     들리지 않는 말 – 기다림과 연결

     정해영 시인의 좋은 점
     사소한 것, 지나가는 것을 – 궁리하고 사량(思量)한다
     ①생각하고 또 헤아리는 성격
     ②문장이 세련되거나 유창하지 않으나 상당히 순진하게 순진성을 가지고 있다

     궁리하고 사량(思量)하는 구절
     10시와 3시, 뜨는 쪽과 지는 쪽 해,
     서둘러야 할 것과 기다려야 할 것 -
     서로 달라짐

     생각을 사량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 – 노인처럼 생각해보라
     깊이 있게 읽어내려가려 한다

     약점은
     핀트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
     문장에서 두 개의 핀트, 세 개의 초점이 있다
     
     읽는 사람이 볼 때 핀트가 두 개면 – 어렵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핀트, 포커스, 초점 – 하나로, 조리개로 모으는 것

     그런 쪽으로 사량(思量)하면
     좋은 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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