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 전 영 숙 (902회 토론작)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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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전 영 숙

 

뜨개질을 한다

코와 코를 이어 정교한 무늬를 만든다

한 코도 빠짐없이 연결해야 한다

하나가 풀리면 모두 풀리는 무늬

하나가 엉키면 모두 엉키는 무늬

실뭉치에 실이 줄어들수록

늘어나는 꽃송이 나비 고양이

넓어지는 밤하늘

실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세월일까

수많은 코 중에 하나인 나

내 코를 빠뜨려서는 안된다

이 밤을 완성하고 어서 건너가야 한다

 

자정이 지나고 있는데

어디 한 코가 빠진 걸까

무지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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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2회 물빛 시 토론 (2021.8.10.화)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열대야 / 전영숙

    -1연의 넓어지는 밤하늘 – 인식의 확장 - 좋았다
     이 밤을 완성하고 어서 건너가야 한다 – 좋았다
     뜨개질 – 계절을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열대야 밤을 지새는 데 뜨개질을 하는 것도 대단한 인고
     체험 같은 것이 시의 기본
     안된다 → 안 된다  (조르바)

    -실뭉치에 실이 줄어들수록/ 늘어나는 꽃송이 나비 고양이 – 좋았다
     어쩌면 세월일까 → 실의 끝이/ 보이지 않는 세월 같다
     이 밤을 완성하고 어서 건너가야 한다 → 은하수를 건너가야 한다
     2연 무지 덥다 → 밤하늘 한 자락이 축 처진다 
     발상이 참 좋다    (하이디)

    -뜨개질과 열대야를 연결 – 대단한 것 같다
     2연과 열대야의 연관성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목련)

    -참 잘 쓴 것 같다
     시에서 ‘코’를 모두 ‘시’로 바꾸어서 읽어 봤다  (코너리)

    -마무리 과정이 좀더 세련되게 깊이 있게 했으면 좋겠다
     약간 비틀기와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여호수하)

    -더위에 뜨개질을 하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돌샘)

    -열대야 제목과 큰 연관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해안)


    -이오타 교수님:
     오늘 이 작품도 전영숙 시인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시라고 생각한다
     아주 잘 읽었다
     찬찬하고 분명하게 뜨개질 동작을 잘 진술하고 있다
     
     뜨개질 동작의 무늬에서 하늘 쪽으로 확대
     공간 (뜨개질 손동작) → 시간 (세월)으로 간다

     수많은 코 중에 하나인 나를 넣는 것
     
     존재론적 사유 – 확대
     나(현존재現存在)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님 (하이데거)

     한 코를 나라고 했을 때 그런 존재
     한 코가 망가지면 다음 코가 안 된다 – 중요한 깨달음

     나의 존재를 깨닫는 시적 자아
     내 코가 빠지면 세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 엄청난 진리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 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존귀하다

     내가 뜨개질의 한 코에 해당하지만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하기 위해서 – 엄마 아버지가 필요 – 30대만 올라가면 10억 명
     나로부터 30대 내려가면 10억 명

     한 코인 나의 유전인자가 위로 10억 명 아래로 10억 명에게 영향을 준다
     나의 한 코가 없으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굉장히 중요한 구절 – 내 코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이 밤을 완성하고 – 내가 있는 세계를 완성하고 나아가는 것

     2연 자정이 지나고 – 뜨개질을 하다보면 자정이 지나지만
     아주 중요한 시간의 계기

     한 코가 빠진 걸까 – 중요한 자기 성찰

     능청스럽게 무지 덥다 로 끝냄

     열대야(덥다) 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서 - 열대야니까 덥다
     그 사이에 뜨개질이라는 상징적인 인생의 삶(?)을 집어넣었다

     감각적으로 열대야를 ‘무지 덥다’ 라는 말로 드러냈다

     무지 덥다 → 밤하늘 한 자락이 축 처진다
     하이디님이 수정해 준 이 말이 멋진 말이다

     연을 나누지 말고 한 연으로 했으면 좋겠다

     전체적 내용은
     깨달음, 인생을 해석하는
     나의 존재, 실존을 생각할 수 있는 시

     전영숙 시인의 돋보이는 시 중의 한 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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