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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주다

 

정해영

 

주전자 속 우린 찻물을

찻잔 쪽으로

기울여 따른다

 

사람의 마음도 누군가에

기울여야 보인다

 

엄마가 전신을 굽혀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

 

애인을 집까지 바래다 주고

혼자 돌아오는 세 시간이

길지 않다고 한다

 

쓰러진 아카시아 나무를

부둥켜안은 지 십 수 년

굽어져 간 떡갈나무의

등 때문에

숲이 아름답다

 

기울임은 몸이 하는 말

 

지극한 사랑이 흐르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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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2회 물빛 시 토론 (2021.8.10.화)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마음을 주다 / 정해영

    -2연 화자가 판단하는 것이 빨리 나온다
     2연이 5연 다음에 오면 좋겠다
     7연 → 지극한 사랑이 흐른다
     4연 → 애인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
     전체적으로 참 좋다
     찻물 따르는 것에서 엄마가 젖을 먹이는 것까지 끌고 나온다  (서강)

    -생각이 좋고 깊은 것 같다
     5연 ~떡갈나무의 등 – 여기까지만 해도 좋겠다 (조르바)

    -기울임을 잘 잡아냈다  (코너리)

    -5연 굽어져 간 떡갈나무의 등 – 대단한 표현이다  (목련)
     
    -4연을 설명을 듣고 알았다  (돌샘)


    -이오타 교수님:
     시 좋게 잘 읽었다
     주제가 기울임
     디보트(devote) 헌신하는 것, 디보션(devotion)
     참 잘 되어 있다

     주변의 찻잔 따르는 것, 애기 젖 주는 것, 산에 나무가 구부러진 것
     일상적으로 사소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굉장히 깊이 있게 읽었다

     5연 숲이 아름답다 – 그 말도 마음에 와닿았다

     서정시는 감정을 풀어내는 것
     그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 삶의 해석
     이 시가 깨달음 시의 한 모델이다
     기울이다 사랑

     2연 기울여야 보인다 – 기울여야 건너갈 수 있지 않을까
     4연 진정성이 드러난 것이지만 – 이미지상 눈에 보이는 시각적 기울임이 덜해서
     나 같으면 4연을 빼겠다

     5연 부등켜안은 – 받치고 있는 이미지로 바꾸면 좋겠다

     7연 자세 – 빼기 (너무 직설적 해석)

     6연과 7연을 합쳐서 고쳐보았다
     → 기울임은
        지극한 사랑이 흐르는
        몸이 하는 말

     참 잘 읽었다
     참 좋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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