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김상연
가을볕에 발갛게 익은
감 홍시 하나
아직도, 내 손에 들려져있다
들녘(창밖)엔 무서리가
무서리가 하얗게 내리는데
*
홍시가 감인 줄 다 아니까 2행의 <감>은 빼는 게 어떨까요?
홍시가 붉은 줄도 다 아는데 <발갛게 익은>도 설명적이어서 짧은 1, 2행에 반복어가 많지 않나 싶네요.
2연의 <들려져있다>도 어색하게 읽혀요.
3연엔 저는 <창밖>보다 <들녘>이 더 좋은 느낌입니다.
무서리의 직접적인 빛깔, <하얗게>보다는 다른 어떤 표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시는 아주 정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짧은 시일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오타 님의 <짧은 시의 깊은 울림>이란 문장을 정말 좋아합니다. 1000원을 드리고 저작권을 사고 싶을 정도로 *^^*
(이오타 님, 제가 이 글의 제목으로 좀 빌려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착한여자 님의 '여우(?)처럼'도 때로는 필요하겠지만 다소 미련할지라도 한 발 한 발 딛으며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곰' 같은 행보를 선호합니다.
짧은 시, 촌철살인의 맛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