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끈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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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끈

 

정해영

 

사과를 깎으면

껍질의 붉은 끈이

구불구불 살아난다

 

끈 같기도 하고

길 같기도 한

 

인연의 줄 따라

너에게로 가는 길

 

제 살을 깎아야

생겨나는 둘레 길

발아래 언뜻

낭떠러지가 보인다

 

향긋한 사과 냄새

몸 안으로 기어든다

사과즙이 손목으로

흘러내린다

 

시원하고 달콤하여

아편 먹은 듯

흰 웃음 웃고 나면

금방 눈물고이는

 

뿌리칠 수 없는

맛의 긴 그림자

 

툭하고

떨어지는 날

칼끝이 지나간

그 사람의 생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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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9회 물빛 시 토론 (2021.6.22.화)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붉은 끈 / 정해영

    -1연 껍질의 붉은 끈이 → 붉은 껍질이 (제목에서 붉은 끈이 나오므로)
     3연 너에게로 가는 길 – ‘로’ 조사 빼기 (더 심플하다)
     5연 기어든다 → 퍼진다 또는 스며든다 (사과냄새가 향긋하니까)
     6연 달콤하여 → 달콤하다  (아편이 달콤하게 읽힐 수 있으므로)
     7연 뿌리칠 수 없는 – 그림자는 ‘뿌리친다’ 와 통할까
     8연 생애이다 → 생애다  (받침이 없으면 ‘다’만 붙이기)
     예) 냄새다 책이다 
     칼끝이 지나간/ 그 사람의 생애 이다 – 흉터로 읽힐 수 있다
     전체 톤에서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칼끝이 지나간 ‘흔적’ 같은 것이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조르바)
     
    -4연 제 살을 깎아야/ 생겨나는 둘레 길- 시적으로 다가온다
     5연 몸 안으로 → 콧속으로
     6연 아편 먹은 듯 – 조금 과장됐다
     8연 칼끝이 지나간/ 그 사람의 생애이다 - 모호하게 다가왔다  (서강)

    -사과 껍질을 끈이나 길에 비유해서 풀어쓴 것을 본받고 싶다
     8연 툭하고 떨어지는 날- 툭하고 떨어진 게 뭐일까 생각됐다 (목련)


    -이오타 교수님:
    *오늘 토론할 작품 네 편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았다
     네 분의 시가 마음에 다가왔다 좋다
     모두 삶의 깨달음을 주는 내용들이다

    -정해영 시인의 시를 볼 때마다
     장점 – 사소한 일상적인, 눈에 보이는 것들에서
     큰 것, 깨달음을 이끌어내는 시적인 발상을 참 잘한다 

     읽고난 느낌
     붉은 끈 – 주체는 끈
     붉은 이라는 – 색깔이 주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사과껍질의 붉은색을 그대로 편하게 썼다면 – 평면적이 된다

     붉은이란 말에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사과 색깔로만 붙인 것이 아닌가

     너에게로 가는 길 – 송종규 시인의 시집 제목이다

     붉은 끈 – 끈이 가지고 있는 의미 부여

     붉은 – 중요한 의미를 거느릴 수 있는
     행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1연 사과 껍질 깎는 것 – 일상적 보통적 행위에서
     삶의 진실을 읽어내는 핵심의 눈

     3연 껍질 – 못쓰게 된 물건, 버려질 사물에서
     내가 너에게로 가는 인연의 길 – 제일 중요하다
     너에게로 가는 길 – 불(佛)로 나아가는 길

     4연 제 살 깎는 것 – 아픔을 버리는 행위
     보시행, 버려야 비로소 길이 생기고

     발아래 낭떠러지가 보인다 – 중요한 구절이다

     낭떠러지 - 위험, 위태로움 – 시적 텐션, 긴장을 준다
     이때 깨달음이 온다
     언젠가 닥쳐오는 죽음이지만 평소에는 회피

     5연부터 쉽게 읽힌다
     향긋한 사과 냄새 - 후각과 미각
     기어든다 → 스며든다  (조르바 선생의 지적처럼)

     사과라는 물체, 존재를 드러내는, 내 안으로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장면

     6연 흰 웃음 웃고 나면 – 이미지상으로 볼 때는 뭔가 걸렸다
     
     7연~8연 – 두 연을 합해서
     껍질에 대조되는 말 ‘속살’을 넣어 고쳐보았다

      < 껍질이 툭하고
        떨어지는 날
        속살의 뿌리칠 수 없는
        맛의 긴 그림자
     
        칼 같이 지나간
        그 사람의 생애를 본다 >

      *생애이다 → 생애를 본다

     화자가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식으로 맺음을 하면 좋겠다

     사소한 것에서 깊이 있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시를 잘 써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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