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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날

 

이규석

 

 

어쩌다 술이 술 잡아먹은 날엔

아스팔트가 벌떡벌떡 일어나 이마를 치려한다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 집으로 간다

움켜쥔 국화빵 봉지 비틀거려 가슴에 품자

온몸이 흔들거린다

긴 골목길, 가련다 떠나련다는

십팔번 노랫가락 목청껏 뽑아 올리자

현관문 열리고 우르르 몰려나온 아이들

여섯이었다가 금세 아홉으로 어른거린다, 내 아인 셋인데

황급히 욕실로 뛰어들자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노려보고 섰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마,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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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4회 물빛 시 토론 (2021.4.13.화) 7시~ T그룹통화

    비틀거리는 날 / 이규석


    -대구문학에 교수님께서 시론을 연재하시는데
     이번달 연재 ‘자화상’을 읽다가 내 자화상은 어떤 것인가 하면서 이 시를 썼다 (코너리)

    -전체적으로 잘 읽혔으나
     마지막 행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마, 나다’
     마지막 마무리가 미진한 것 같다
     → 가까이 다가가 아버지! 하며 운다
     로 끝내면 어떨까
     좋은 아버지 나쁜 아버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나랑 아버지가 동일시 되는 장면이다
     내가 아버지 하면 그대로 따라가고, 내 안에 아버지가 들었고 아버지 안에 내가 들었다
     화자가 느끼면서 아버지 모습이 오버랩되니까 아버지도 이런 심상한 삶을 살고 가시지 않았을까
     공감 동일시가 되어서 아버지 하고 운다 로 하면 시가 더 폭넓어진다  (서강)

    -마지막 행은 내 얘기일 수도 있고 아버지일 수도 있다
     미워하면서 배운다고 나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 라고 해놓고
     술에 취해서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까 깜짝 놀라서 (코너리)

    -마지막 행 아버지이면서 나이기도 한
     나다 → 다른 말로 하면 좋겠다
     1행 술이 술 잡아먹은 날엔 → 술이 술을 따르는 날엔
     (서강님은 원문이 더 리얼해서 그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함)
     국화빵과 아이들 연결은 참 좋다
     생각할 공간을 준다  (조르바)

    -모든 행을 다 해학으로 쓰기 어려운데 굉장히 열심히 써서
     행마다 어른거리는 해학을 맛볼 수 있어서 계속 웃게 된다
     마지막 행 다가서지 마, 나다 - 이미지를 좀더 극적으로 구체적으로 하면
     시가 더 살겠다  (여호수하)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 행이 있어서 이 시가 살았다
     그러나 마지막 행이 없어도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노려보고 있다’
     까지만 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목련)

    -2행이 좋았다 
     이규석선생님 만의 시풍이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쓰면 이규석선생님다운 시를 쓰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다  (하이디)

    -쉽게 읽히면서 재미도 있고 좋다
     1행 술 잡아 먹은 날엔 → 술 먹는 날엔  (해안)

    -1행 술이 술 먹는다 로 하면 자연스러울 것 같다  (돌샘)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 행이 좋다  ‘나다’ 라는 말에서 힘이 느껴진다  (침묵)


    이오타 교수님:
    -이 시도 정신줄을 놨을 때 순간적으로 죽비에 맞는 것처럼
     깨달음의 순간 비슷한 것

     마지막 부분에
     얼굴 벌게진 내가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보고, 내 모습이 옛날 아버지 모습과 똑같다
     아버지가 나를 딱 봤을 때,
     내가 뭔가 큰 깨달음을 얻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
     
     비틀거린 날 죽비 딱 맞는 느낌

     거울 속에 있는 내가, 아버지이자 내가 죽비를 내리치는 장면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5행 온몸이 흔들거린다 → 골목길이 흔들거린다

     9행 여섯이었다가 아홉으로 → 다섯이었다가 여섯으로
     정도로 숫자를 줄였으면 좋겠다

     10행 황급히 욕실로 뛰어들자 → 황급히 욕실로 들어서니

     11행~12행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노려보고 섰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마, 나다
      →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노려보신다
        깜짝 놀라 다가서니
        거울이 나를 막아 선다

     마지막에 깨달음 같은 것이 오면
     재미있고 좋은 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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