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낙타의 시간 *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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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낙타의 시간 *

 

 

전 영 숙

 

 

일몰의 사막

낙타가 줄지어 간다

무엇에든 취하지 않고는 건널 수 없는 사막

앞서가는 주인도 뒤따르는 발자국도

모레 한 알까지도

몇 양동이 노을을 들이켜 얼큰하다

 

해지면 온 동네를 휘저으며

돌아오던 당신

모레가 가득한 입을

퉤퉤거렸지

허리를 꺾어 고단한

사막을 뱉어냈지

 

적막하다

저무는 풍경의 눈부심이

등짐을 지고 걷는 짐승의 긴 실루엣이

아득한 모레의 길

그 길 다 걸어간 당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몰락의 순간에도 아름다움을 건네는

아편 같은 생

뿌리칠 수 없게 한다

취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취한 말들의 시간영화제목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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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1회 물빛 시 토론 (2021.2.23.화) T그룹통화

    취한 낙타의 시간 */ 전영숙


    - 모레→ 모래
      전영숙 시인의 시를 읽고 눈물 난 적이 많았다. 이 시도 그렇다
      항상 감동적인 시를 쓰는 전영숙 시인이 대단하다  (침묵)

    - 마지막 연 몰락의 순간에도 아름다움을 건네는~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만남)

    - 해질 때 노을 진다: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취해서 건너갈 수 밖에 없다 (서강)

    - 이 시가 지금까지의 시 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것 같다
      시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우리들의 삶은 거칠고 험하고 어둡고 절망적인 느낌이 많은데
      이런 삶의 주제를 아름답게 느끼도록 쓰는 것은 굉장한 능력이다
      본인의 가슴 속에 생에 대한 아름다움을 안 가지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없다
      1연 몇 양동이 노을을 들이켜 얼큰하다→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4연 아주 잘 됐고 감동을 아주 많이 받았다
      연과 연 사이, 경계선 모서리 같은 그 부분이 치밀하게 곱게 잘 이어져서 지금까지도
      좋았지만,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 것 같다
      2연 허리를 꺾어 고단한 사막을 뱉어냈지→ 허리를 꺾어 사막의 찌꺼기를 뱉어냈지 하면    무난할 것 같다 (하이디)

    - 시를 읽으면서 시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감동하며 읽었다
      1연 무엇에든 취하지 않고는~ → 무엇에든 을 빼면 어떤지 생각해 보았다 (해안)

    - 취한다 는 의미가 개별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무엇에든 으로 썼다  (서강)

    - 특히 이번 시가 깊이가 있고 좋아서, 시를 읽는 기쁨을 줘서 고맙다
      전영숙 시인의 시는 난해하지 않는 점도 좋다
      1연 몇 양동이 노을을 들이켜 얼큰하다 ~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좋은 시 잘 읽었고 부럽다  (목련)

    - 교수님:
      몇 양동이 노을을 들이켜 얼큰하다~ 최고의 비유 중 하나
      이 시가 왜 속깊은 느낌을 주는가~ 매우 철학적인 것과 닿아 있다
      낙타는 걸어서 어디로 가나~~ (교수님의 시집)
      낙타~ 철학자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신변화 비유의 단계
      낙타 (순응) → 사자 (쟁취, 주도적 태도) → 어린애 (순진무구, 긍정적) 
      높은 단계, 최고의 단계 - 유희처럼 보이는 어린아이 단계
      낙타 ~ 철학적 느낌

      이 시는 낙타의 시간 → 사막을 건너는 시간
      사막은 어려움, 삶의 어려움을 건너는, 넘어서기 위한 행위, 낙타가 걸어가는 장면
      술에 취한 것처럼 - 노을에 취해 가는 것
      노을, 노을빛, 취한다~
      니체의 <비극의 탄생>에서
      아폴론적 정신 (질서, 이성logic) → 디오니소스적 정신(감성)
      디오니소스적~ 취하는 것, 창백한 논리가 아니라 취함 속에 들어가서, 도취의 정신
      1연 노을을 들이켜 얼큰하다
      붉은 노을빛: 얼큰한 상태, 더 아름답게 보인다
      1연 5행 모래 한 알까지도~ 빼면 좋겠다
     
      2연 해지면 → 해 지면 
      허리를 꺾어 고단한 사막을 뱉어냈지- 괜찮다 이미지도 좋고, 잘 읽었다
      사막은 고생, 고통의 광야, 툭 뱉어내는 장면~ 아주 좋았다

      3연 적막하다 ~ 적막이란 지평에 낙타가 있다 ~ 좋다
      등짐을 지고~  낙타의 그림자, 이미지가 잘 다가온다
      그길 다 걸어간 당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가고 나면 돌아오지 않는 행복
      삶의 과정
     
      4연 몰락의 순간에도 아름다움 건네는~ 삶을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승리하는,
      죽음을 이겨내는, 몰락을 이겨내는,
      취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취한다, 디오니소스적인, 승리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낙타의 발자국~ 정신사를 보면, 삶의 철학
      삶이란 합리적인, 논리적인, 단정한 것으로만 건너갈 수 없는 한계~
      시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시 잘 읽었다

      --------------------
    *취한 말들의 시간 – 영화의 본 제목 (이란 영화)  50~60년대 우리 나라처럼 이란의 빈곤한 상태의 사회
      추운 겨울에 말들을 데리고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말들이 제정신으로 산을 넘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새벽에
      말들에게 술을 먹여서 말들이 취한 상태에서 짐을 싣고 산을 넘어가도록  하는 영화, 오래 전 그 장면이 남아
      있어서 낙타의 시로 이어졌다. 취하지 않고는 우리네 삶이나 생이 건너갈 수 없고, 일몰의 순간에도 아름다움
     을 건네는~~  (서강, 보충 설명)

      *혹시 후기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핵심내용이 빠졌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을 완전한 문장으로 기록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저의 이해력 부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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