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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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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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

사과를 쪼개다
씨앗 하나를 잘라 버렸다

사과나무 한 그루와
헤아릴 수 없는 사과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매미 소리와
가지 사이로 누비고 다닐 맑은 바람도
같이 사라졌다

오!
잠잠히 주방에 엎드려있던
저 과도



(간벌)

조금전까지 창창하던 나무
전기톱을 든 사람이
잘라내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도
순식간에 베어 눕히는
저 톱날의 강한 이빨

직장에서 간벌당한 젊은 가장
우듬지에서 하늘로 뻗어가던
푸른 꿈도 잘려지고
쓰러진 까치집에서 쏟아진 어린 새끼들

토막토막 잘려
땔감으로 실려가는 나무
밧줄에 꽁꽁 묶여있다

나무를 키워내던 해가
구름뒤로 숨었다



(그 날)

옹달샘이 저만치 보이는 곳
올무에 걸려 몸부림치는 새끼를
어미 고라니가 보고 있다

되감을 수 없는 시간은 흐르고

눈과 고요로 덮인 겨울산
어미 고라니의 울음소리만
메아리치는 그곳을
보름달이 내려다보고 있다

평생 잊지 못할 날



(초승달)

아파트에서
노을 지는 창밖을 본다

저기 보이는 산을 넘고
또 하나를 넘으면
오래된 초가집이 있다
사립문 옆엔
한 길만 바라보고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낡은 초가집엔
꺼칠한 날개 가진 어머니가 있다
그 날개 밑에 들면
우리는 갓 부화한 병아리가 된다

쬐고 나면 불김이 오래 남는 화로
지친마음 기댈 수 있는 큰 기둥
된장국을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끓이는

초승달이 떴다
어머니가 떴다



(그녀의 불면증)

카톡 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든 지 이제 서너 시간
동이 트려면 한참 남았다

노크도 없이 침실로 들어와
나를 깨운 문자

눈을 감고 있어도
달아난 잠은 돌아오지 않는다

장맛비 소리 들으며
몸을 뒤척이는 새벽

그녀의 불면증이
번개되어
창문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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