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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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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엽*)


빗물이 길게 줄긋는 날
그대에게 가겠습니다

나의 새하얀 빛깔마저
그대에게 들킬까
노심과 초사가 번갈아 오니
푸른 신발을 벗고
까치발로 가겠습니다

빗물 속에는
수천 갈래 울음이 있습니다
밀고 당기고
끊어질 듯 이어진
그리움의 줄이 있습니다

줄은 투명한 비가 되어 그대 기억에 스며들고
나는 젖은 몸으로 그대 심장에 안깁니다
가슴 언저리 서늘한 그림자 포개지면
내가 다녀간 줄 아세요


*山荷葉. 비나 이슬에 젖으면 꽃잎이 투명해지고 물기가 마르면 흰색이 됨.



(사막)



다시, 백일홍이 끓고있다
백일동안만 나를 허락해 주면 안 되겠니

너 떠난 7월은 사막이다

사람들은 오아시스를 만나 집을 세우는데
내겐 신기루뿐

너 닮은 별 하나
품에 넣고 싶었던 7월


사막의
모래바람은 너를 휘몰아 갔지




(기본생계비)



무학산에
이팝나무 영감 할멈이 산다
허공에 솥 걸고 밥 짓는다
집 따위는 사지 말라고 한다
학 떠난 무학산에서
학이 된
이팝나무 부부




(긴 십 분)


집을 나서면 바로
노래방 술집 모텔 병원 요양원

어린이집 버스 기다리는 사이
술 취한 여인 비틀거리고
구급차 급하게 달려간다

스마트폰 ‘다음’ 인터넷
천사가 된 아이 웃고 있다*

어린 생명 앗아간 하늘 원망하다가
통통 뛰는 아들 보며 가슴 쓸어내리다가

저만큼 멀어지는
어린이집 버스 바라보는 아침
라일락 향기 어지럽다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고 뇌사판정을 받은 생후 5개월 김도준 군이 심장과 간, 신장 2개를 기증해 3명의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 2015년 5월7일자 기사)



(점찍기)



소수점 어디 찍을지 몰라
끙끙대는 아이

점 잘 찍으라고
목소리 높아진다

어디 점찍을지 몰라
아직도 헤매는 나

창문 밖
감나무 위 참새 한 마리
부리로 콕콕
감 찍고 있다

내 가슴에 콕
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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