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31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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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9 21:00

물빛 31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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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간절한 눈빛으로 길을 묻는 그에게
아무 말도 못하였네

울먹이며 내 입을 바라보는 그에게
그 길을 알지 못한다
차마 말 못하였네

네비게이션 처럼
명쾌하게 길 안내를 할 수 없는
나를 원망하며
산길을 한없이 걸었네

아아 또 길을 물어올까 두려워
그가 다시는 미로로 들어서지 않도록
무릎 꿇고 기도해야겠네
간절히 기도해야겠네



(폭설)

아흐레째 내리는 눈
외딴집 노부부 가두고
담장과 지붕을 평정했다

숨 죽이고 진격해
세상을 점령한 저 눈부신 폭력

며칠째 산토끼 고라니 보이지않고
새소리마저 멎어버린 세상

견디다 못해 신음소리 내는 늙은 지붕
점점 멀어지는 아랫마을

이제는 이제는
철수하는 그의 뒷모습이 보고 싶다



(나는 모른다)

한 남자가 거리에서
여럿에게 당하고 있다
때리는 쪽에서
구경꾼에게 말했다
잘못이 백 가지도 넘는 놈이라고

당하고 있는 남자는
억울타 억울타 했다
파리한 그의 입술이
안쓰럽긴 하지만
나는 모른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를

내가 아는 건
구겨진 휴지처럼
땅바닥에 뒹구는 저 남자
속히 저들 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이 거리에 빨리 평화가 와야 한다는 것

비둘기 두 마리
열심히 모이를 쪼고 있는 한낮



(가을 하늘)

밤새 비 내리더니
저 맑은 하늘
올려다보니 눈이 시리다

부드럽고 친절하지만 고고하여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 사람 같은



(파마 하는 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컷트만 하면 되는데...
방금 들어 온 여자가
바쁜 듯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먼저 하세요
내가 양보했다

컷트를 마친 여자는
머리를 감더니
헤어롤로 머리를 말고
눈썹 손질을 부탁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바쁘지 않았다

대기석에 앉은 난
읽은 신문 또 읽으며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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