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30집 원고 > 토론해봅시다

본문 바로가기
|
13-10-17 11:42

불빛 30집 원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나의 집

현관에 신발들이 나란히 줄 서서
아침엔 출타인사
저녁엔 귀환 인사 올리면
두 주먹 불끈 힘 솟으나
어깨 위엔 천근 짐 짓누른다

밤 깊어 들어오면 부족한 신발 한 켤레
캄캄한 천정에 눈 박고 애 끓이면
신발 끄는 소리··· ···,
봄눈 녹 듯 가슴 풀리고 두 눈 소르르

세월 흘러 어느 날 들어오니
부족한 신발 한 켤레
딸이 시집가고
지구가 네댓 바퀴 공전하는 사이
부족한 신발 두 켤레, 두 아들이
저 갈길 찾아 장가들어 살림났다

이젠 들어오면 언제나 외로운 신발 한 쌍
나의 무쇠 팔뚝도 근육질 다 풀리고
어깨는 처져 무거운 짐, 낙엽 한 잎
신발 두 쌍 나란히 줄 선다


나의 별


지나다가 저와 마주칠 때는
이름도 묻지 마세요
관심도 두지 마세요
당신은 언제나 제 가슴을
사로잡는 샛별입니다

어디에서
저를 다시 만날 때는
아는 체도 말고
웃음 짓지도 말고
무표정한 얼굴일지라도
가슴을 뚫을 듯
타오르는 그 눈만 주고 가세요

그 눈빛
제 가슴에 폭풍 되어
주체할 수 없는 불길에
한 줌 재가 될지라도
당신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나의 별이요 희망입니다


촛불


깊은 밤 혼자 지키는
어느 대학의 싸늘한 동생의 병실엔
무거운 침묵 속에 촛불 하나 깜박인다

심장이 멈출 듯 숨 가쁜
심지의 불꽃은 일그러진 얼굴에
속이 허물어지는 고통을 담고
죽은 듯이 누워 명을 재촉한다

저 촛불 마지막 숨결을 고루는 듯
숨소리는 여리게 더 여리게 어디론지
자꾸만 가고 있다

가족들이 다 모였다
깜박거리던 촛불은 바람도 없는데
남은 명마저도 다한 듯
실낱같은 불꽃으로 잦아들며 흔들린다

촛불이 깜박하며 꺼졌다
온 세상이 고요하다
새카맣게 타던 얼굴이
깊은 숙면에 든 듯 이제 평화롭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8
31집 원고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6
178
277
31집 원고예요.^^ 파일도 첨부합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4
166
276
31집 동인지 원고
전영숙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8
212
275
31집 원고 입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1
173
274
동인지 원고-강은교 시인론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4
152
273
동인지 원고-박상순 시인 편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4
383
272
동인지 원고-이선영, 윤성택 시인 편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4
136
271
동인지 원고-최정례 시인 편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4
134
270
31집 동인지 원고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4
208
269
물빛 31집에 실을 원고입니디 이재영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2
224
268
물빛 31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9
217
267
원고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06
205
266 답변글
원고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2
204
265
좌담회 원고입니다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30
759
264 답변글
재미있고, 맛깔진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1
210
263 답변글
노파심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2
148
262
30집 원고 한 편 '자리공'입니다.^^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3
208
261
비평문 원고입니다^^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8
259
260
물빛30집 원고입니다
정금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169
259
30집 원고입니다. 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3
202
258
물빛30집원고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3
179
»
불빛 30집 원고
돌샘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7
205
256
물빛 30집에 실을 원고입니다.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1
171
255
29집 원고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6
192
254
죄송합니다. 저도 ^^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4
305
253
갯벌
때때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355
252
윤동주의 우물
때때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191
251
동피랑을 찾아서
때때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236
250
29집 이경순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170
249
29집 원고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424
248
9편을 올리오니 골라 주십시오. 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2
185
247
불빛 29집 작품원고 올립니다.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9
161
246
29집 작품 올립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7
198
245
물빛 제 29집 원고입니다
차재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5
187
244
물빛 29집 원고입니다
정금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317
243
물빛 29집 원고입니다.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199
242
물빛29집 원고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1
205
241
우리집 신발장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7
197
240
가면을 벗기다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26
197
239
가면을 벗기다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4
345
238 답변글
가면을 벗기다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8
258
237
r가면을 벗기다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14
234
236
이경순 물빛 28집 수정본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6
209
235
28집 원고
신명숙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5
182
234
머리말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5
516
233 답변글
참 감성적이면서도 날카롭고도 지적입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6
19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