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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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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이애란


요즘 갯벌은 심심치 않다. 도시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나를 보기 위해 바다로 온다. 섬마을을 떠난 창수와 점순이 소식을 바람에게 물으니 내 옆구리에 찬 기운만 후- 불어 넣고 간다. 그 엄니들 석양처럼 꼬부라진 허리로 아직도 뻘배를 탄다. 제 집에 깨물린 꼬막의 촉수처럼 아프게 자식들을 키운 엄니들, 나를 닮아 속도 겉도 새까매졌겠지! 바다로 나간 남편은 영영 무소식, 외지로 나간 자식도 무소식, 서산에 해 떨어지자 짱둥어 가족들은 제 구멍을 찾아든다. 갯바람이 구멍 뚫린 가슴에 세월로 채우니 세상도 변하는 것일까! 새까만 내 속이 좋다고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 온몸이 후끈하다. 몇 해 전 뿌려놓은 꼬막의 새끼가 날마다 늘어난다는 입소문이 전국으로 난 까닭이다.

대구 골목시장에 꼬막이 촉수를 내밀고 있다.
휴대폰에 그 촉수를 꽂으니 엄니 목소리에 갯내가 묻어난다
요즘 엄니는 심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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