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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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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우물

이애란

임의 얼굴 보려고 이역만리 북간도로 갔습니다

동그란 우물 속에는
하얀 구름이 파아란 하늘을 부르고 내 얼굴을 반겨줍니다

세월이 구름처럼 뭉개지고
소금쟁이 그리는 포물선에 고운 바람이 스칩니다

이 우물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가엾어 했던 그 사내는 보이지 않고 오래전 추억하고 있던 한 사내의 얼굴이 얼핏 보입니다

지워지지 않던 기억이 맑은 물위로 떠오르고 세월을 지우며 마주하는 얼굴이 새삼 가엾어 보고 또 봅니다 그러나 그 얼굴 두번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임의 얼굴 보려고 이역만리 북간도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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