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돌무더기 척박한 그 곳 시나이
외로워 울부짖으며 헤매고 다녔던 시간
머리 위로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이 숨을 죽이고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디로든 뛰쳐나가야 한다
먹잇감을 덮치려고 몰려든 뭇짐승들
살기어린 눈들이 종잡을 수 없이 두리번거렸다
베두인이 다가와 마담이라고 다정히 불러주었을 때
그의 낙타 위에 올라타 따라나서고 싶었다
내가 머리 흔들며 하늘을 보자
그는 히잡을 두르고 암갈색 눈으로 웃으며
낙타의 긴다리를 향해 채찍을 휘둘렀다
무수한 돌들이 밟혀 구르고 뒤집혔다
떨기나무 아래에서
정적 흐르는 고요 위를 맨발로 디디고 선
여기 이곳
ㅡ청원예식을 기다리는 밤
휴대전화의 알람이 아침을 깨고 있다
밤새 설친 잠은
벽을 넘어 그가 있는 옆방까지 닿아있다
어디선가 사람 목소리 닮은
새소리가 공명을 타고 지붕에 부딪쳐 돌아 나온다
내 안에서 일렁이고 있는 그의 생각들
흥건한 물결처럼 밤의 한 귀퉁이를 잡고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