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28집 원고 > 토론해봅시다

본문 바로가기
|
11-10-29 07:55

물빛 28집 원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가을 연가

길섶에 나와 손 흔드는 억새
코스모스 피어있는 강변을

오늘은 혼자서 간다

구월은 또 다른 이별을 예감하며
절룩거리는 내 마음
그녀의 다리가 되어 낯설게 저려온다

늘 함께한 그녀와의 기억들이
억새꽃처럼 눈부시게 일렁인다

이제 혼자 가야할 길
........................................
담쟁이

굳어져가는 환자의 몸 뒤척이며
밤을 지새우는 여자네 집

천장을 움켜쥔 담쟁이는
길을 열며 간다
햇빛 받지 못한 그녀 얼굴처럼
창백하다

손마디가 휘어지는 동안 세월은
저만치 달아나고
세찬바람 불어와 뒤집힌
그녀의 플레어스카트를 잡지 못한다

작은 공을 꼭 쥐고 있는 환자
생의 끈 놓지 않으려는 듯
담쟁이처럼
안간힘 쓰고 있다
..............................
이방인

국채보상공원
밝은 날에도 침침한 단풍나무
환상도 희망도 없는 이방인 노동자처럼
처진 어깨를 추스르고 있다

밤이면 색색의 알전등 환하게 켜는
공원의 중심에서 밀려나
서 있는 단풍나무 행렬
시꺼멓게 죽어가는 나뭇잎

황사바람 맞으며
때 묻은 추레한 노숙자 얼굴
두고 온 고향쪽으로
몸을 뒤틀고 있다
............................
새만금에 가다

바다는 보이고 싶지 않은 몸인 듯
베일을 드리우고
바람이 불어와 그 베일의 자락 끝없이 흔들어도
안개는 더욱 옷깃을 여밀뿐이다

밀물을 기다리는 갯벌이 보이지 않고
시간과 공간이 지워진 낯선 얼굴처럼 공허하다

바다는 흐릿한 안개 속에 갇혀 캄캄하다

스쳐 지나가는 쉼터의 이름
너울 해맞이, 마침표 찍듯 소리내어 불러본다
어디선가 섬광처럼 나타난 햇빛이
백리 길을 열고 있다

해방이 된다
.....................................
안압지에서
동창회-

세월을 건너 뛴 낡은 문장들
은유를 버린 굳은 표정 서걱거리는 억새밭지나
그 때의 모습 희미하게 남아 이름조차 더듬거린다

설레는 마음 푸른 연잎 위 소나기처럼 모였다

홀로 비바람 맞을 때 갈피에 간직한 망각의 조각보 꺼내어
얼룩진 마음 달래든 고향, 친구
이제는 과거완료가 되어가는 아득한 이미지들
안압지 난간에 서서
서라벌 그 아득한 별을 헤아린다

초로의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2
물빛 28집 원고
이경순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310
231
물빛 28집 원고
고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1
436
230
물빛 28집 작품 올립니다
돌샘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91
229
물빛 28집 원고(수정본)
우설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431
228
김상연 28집 원고
김상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3
237
227
28집 작품입니다
정금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2
293
226
28집 원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2
216
225
물빛 28집 원고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0
149
»
물빛 28집 원고
차재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9
464
223
28집 작품 올립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5
268
222
물빛 28집 작품입니다.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226
221
28집 작품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416
220
회비 납입 확인하세요. ^_^*
하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17
182
219
동인지 원고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244
218
동인지 27집 작품 입니다.
미소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3
231
217
동인지 시 1 편
침묵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83
216 답변글
침묵님, 작품으로 뵈오니 참 좋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57
215 답변글
동인지 시 1 편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246
214
동인지 작품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228
213
동인지 작품입니다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236
212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우설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8
158
211
동인지 작품입니다.
여울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218
210
동인지에 올릴 작품입니다.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1
352
209
동인지 작품 올립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0
273
208
시 세 편 올립니다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29
207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19
206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54
205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김학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5
262
204
동인지 원고 올립니다.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275
203
정정지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8
165
202
해바라기, 저물녘
하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8
218
201
급히 올려놓고 갑니다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171
200
죄송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149
199
미흡하나마
신상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224
198
2008년 물빛 출품작 / 김학원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1
327
197
물빛25집 시 올립니다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8
306
196
푸른 먼지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4
779
195
외돌개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1
213
194 답변글
외돌개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5
198
193 답변글
외돌개
온소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5
143
192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1
174
191 답변글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5
156
190
정해영씨의 <할머니의 안부>를 읽고,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4
213
189 답변글
정해영씨의 <할머니의 안부>를 읽고,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4
236
188
살랑해요!!메나리님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6
250
187 답변글
모두 9편?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6
228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