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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8 12:37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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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낯선 피가 들어왔다


흡혈물고기의 낯선 피가 들어오고부터 내 몸에 양귀비꽃 피고

밀랍 피부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움푹 파인
눈에

푸른 광채가 도는 검은 보름달
뜨고

내 몸속에 묘비명 새긴 관이
있어

날마다 작은 죽음, 곰팡이 꽃 피고



* 낯선 피: 조용미 시 [낯선 피]에서 인용


모나리자 신드롬



커피빛 루즈를 바르며 바티칸을 사로잡으려 은밀한 흥분을 느끼는 고급 창녀들


예술가들의 디지털 정액을 빨아마시는 어린 창부들


유화물감과 엉겨 채색된 마블링에는
바다 밑 낮은 목소리를 지닌 사내와
비릿한 청어향을 지닌 여인 간에
이루어 질 수 있는 모든 것들


죽음보다 더 독하고

아름답지 않아 더 아름다운

모나리자 신드롬




*프리다 칼로


나의 뜨거운 모세혈관 속에
침투해 들어와
거머리처럼
피를 핥고 치료해준


당신, **디에고


검은 입술의 매독과도 같은
격렬한 일몰에
타버린 광기로
내 몸은
언제나
붉은 아네모네다



*프리다 칼로 : 멕시코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화가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다섯
차례나 수술을 받는등 평생을 불구의 몸으로 살았지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독특한 작품세계로 승화
**디에고 리베라 : 멕시코를 대표하는 천재 벽화 화가 프리다 칼로의 남편


詩적 몽상의 밤



미친 여자의 머리카락 같은 밤,
나는 오래된, 너무 오래되어 아득하지만
분명히 느껴져서 소름이 돋는 몽상에 발을 디딘다


밤을 온 몸으로 밀어내며 질주하다가
헉헉 차가운 어둠을 들이키고
부서질 듯 너무 빨리 돌아가는 뇌 속 테이프
재빨리 *로도스 섬 필름을 인화한다


미친 여자의 머리카락을 빗기고 땋아 내리면
또다시 막이 내리고 검은 태양이 뜨고
유아적이면서 성적인 나른한 몽상에 발을 담근다


내 귓속에 낡은 성당의 새벽종이 울린다

내 핏줄 속에 눈이 내린다

내 이마에 詩의 이슬이 맺힌다



*로도스 섬 : 에게 해(海) 남동부 그리스 령 동쪽 끝에 있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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