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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지에 올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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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아득한 물가운데
돌아앉은 자투리땅
금모래바닥엔 박혀있는 자국들

바다의 숨결이
흔적 없이 삼킨다
주인 모를 군상들이
애틋한 그리움으로 밀려온다

우뚝 솟은 등대만
망망 바다 향해
깜박이는
눈빛으로 밤세울 듯 빛난다

모래 위에 바위들은
불새 떼 불러놓고 외로움 달래는데
파도는 세월을 낚고
내 마음은 달빛 타고 고향만리 달려간다



진주알


연잎에 수정알이
조개 속에 진주일레

청옥빛 맑은 구슬
알알이 따 모아서
정한 은동이에 차곡차곡 넣었다가

옥쟁반 받쳐 들고
부처님 오시는 날
은전보시 해볼까




종소리


저렇게 멍들도록 몸 으깨어
멀리 떠나간다
동그랗게 퍼져가는 생명
가다가 한 생명 끝나면
다른 생명 밀고 들어와
소리의 한 생을 잇고,
사방으로 흩어지다가 하나로 뭉쳐
의미를 부여하면 탄생하는 그소리
극락왕생......

맑고 깨끗한
한 생의 영원을 각인하는
간절한 염원의 떨림인 듯
내 가슴 저미도록 울려온다.


고향집


나른한 봄날
아늑한 산마을 고향집에 돌아오니
사립문 열어둔 채 제수씨 어딜 가셨나
하얀 빨래만 햇살 안고 졸고
집보던 멈멍이만 달려 나와 반긴다

내가 심은 배나무 고목 가지에
지난날의 희비의 추억만 빽빽히 열리고
들메 뻐꾸기의 자지러진 울음소리
먼길 떠난 동생의 애화(哀話)인 듯
한 마당 쌓인다

담모퉁이 심은 장미는 붉게 피고 지며
옛주인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젠 툇마루 뒤안길로 사라지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희미한 그림자.

*들메: 고향마을 입구에 있는 선산



건천샘

어릴 때 아버지와 물푸던 샘물은
푸면 풀수록 퐁퐁 솟아나는 샘 둘
그 샘물은 퍼도퍼도 끝이 없는 건천샘

도랑 가 보밑에 만든 그 샘은
왔다 갔다 하면서 물 푸면
한 샘 바닥나도 다른 샘물 가득

날 저물어 들에는 아무도 없는데
내 배는 조록조록 소리를 내건만
아버지 귀에는 벼논에 물도는 소리
밤 깊어도 들에는 물푸는 소리

그때는 야속하여 원망 컸지만
아버님 깊은 뜻 알았을 때는
임은 가셨지만 회한 남아 가슴 찢는다.

*건천샘: 건천(乾川) 보 밑에 파놓은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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