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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25집 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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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신명숙

문틈에 거울처럼 꽂힌 햇빛 속으로
자욱이 날아오르는 먼지를 보아라

지나온 궤적을 좇아
잊혀지거나 구석으로 내려앉겠으나

거울 위 슬로모션으로 떠다니며
변화를 모색하는 대낮의 공상가를 나는 흠모하노니

열정을 품은 채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긴 굴뚝 연기를 보아라

우리의 행로와 닮아
느리디 느린 동작으로 뒤엉키며
세상의 한 귀퉁이 무너뜨리고 가는 저녁의 몽상가를
내 진정 흠모하노니


<불편한 세상(1)>



고층 아파트 위로
묵직하게 하늘이 내려온다
오랜 염원이 새겨진 덮개돌이여

하루치의 밥벌이를 하다 돌아오는
세상이 불편해진 사람들
한 줄기 빛 끌어다
자신의 몸 누일 자리를 닦고 닦는다

덮개돌 내리치는 소리 들리고
보이지 않던 것이 모습을 드러내면
별빛은 날개옷을 만든다

덮개돌이 지그시 내려앉은
세상은 거대한 무덤
날개옷 입은 사람들이 몸을 누인다





<불편한 세상(2)>




비 쏟아지고 푹 파인 땅이 돌을 뱉아냈다

속 굳건하게 지켜주던 상처였으므로
돌이 빠져나간 자릴 오래 쓰다듬었다

여긴 내 자리가 아니에요
굴러가는 곳마다 건조하고 불편해요

아스팔트 길가
누군가의 발에 채인 돌이 뒹굴고 있다

어디서 흙냄새가 나요
물기 스며들지 않는 곳을 벗어나
속 붉은 품에 안겨 오랜 이야기 나눌 때가 있겠지요

쓰레기와 뒤섞여 있는 돌
블라인드 쳐진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불편한 세상(3)>


지금 밖은 먼 황야를 떠돌다온 바람의 아지트 우,우, 바람이 유리창에 칼을 던진다 날 세우며 빈틈을 노린다 몸 속 허영의 잔가지 떨어져나가게 하고 꿈속에까지 따라와 부풀어오른 의식 겨누는 숙련된 칼잡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속죄의 기회 주려 하는가 나뭇가지 나뒹구는 거리, 안주하는 자의 심장을 꺼내들고 환호하며 아지트 빠져나가는가 불편한 세상 바로잡은 바람의 원동력! 조용히 엎드려 있는 겨울 아침 깨어질 듯 투명한 시야 보여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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