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25집 시 올립니다 > 토론해봅시다

본문 바로가기
|
08-10-28 14:21

물빛25집 시 올립니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권태>

신명숙

문틈에 거울처럼 꽂힌 햇빛 속으로
자욱이 날아오르는 먼지를 보아라

지나온 궤적을 좇아
잊혀지거나 구석으로 내려앉겠으나

거울 위 슬로모션으로 떠다니며
변화를 모색하는 대낮의 공상가를 나는 흠모하노니

열정을 품은 채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긴 굴뚝 연기를 보아라

우리의 행로와 닮아
느리디 느린 동작으로 뒤엉키며
세상의 한 귀퉁이 무너뜨리고 가는 저녁의 몽상가를
내 진정 흠모하노니


<불편한 세상(1)>



고층 아파트 위로
묵직하게 하늘이 내려온다
오랜 염원이 새겨진 덮개돌이여

하루치의 밥벌이를 하다 돌아오는
세상이 불편해진 사람들
한 줄기 빛 끌어다
자신의 몸 누일 자리를 닦고 닦는다

덮개돌 내리치는 소리 들리고
보이지 않던 것이 모습을 드러내면
별빛은 날개옷을 만든다

덮개돌이 지그시 내려앉은
세상은 거대한 무덤
날개옷 입은 사람들이 몸을 누인다





<불편한 세상(2)>




비 쏟아지고 푹 파인 땅이 돌을 뱉아냈다

속 굳건하게 지켜주던 상처였으므로
돌이 빠져나간 자릴 오래 쓰다듬었다

여긴 내 자리가 아니에요
굴러가는 곳마다 건조하고 불편해요

아스팔트 길가
누군가의 발에 채인 돌이 뒹굴고 있다

어디서 흙냄새가 나요
물기 스며들지 않는 곳을 벗어나
속 붉은 품에 안겨 오랜 이야기 나눌 때가 있겠지요

쓰레기와 뒤섞여 있는 돌
블라인드 쳐진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불편한 세상(3)>


지금 밖은 먼 황야를 떠돌다온 바람의 아지트 우,우, 바람이 유리창에 칼을 던진다 날 세우며 빈틈을 노린다 몸 속 허영의 잔가지 떨어져나가게 하고 꿈속에까지 따라와 부풀어오른 의식 겨누는 숙련된 칼잡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속죄의 기회 주려 하는가 나뭇가지 나뒹구는 거리, 안주하는 자의 심장을 꺼내들고 환호하며 아지트 빠져나가는가 불편한 세상 바로잡은 바람의 원동력! 조용히 엎드려 있는 겨울 아침 깨어질 듯 투명한 시야 보여주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2
물빛 28집 원고
이경순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310
231
물빛 28집 원고
고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1
436
230
물빛 28집 작품 올립니다
돌샘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91
229
물빛 28집 원고(수정본)
우설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431
228
김상연 28집 원고
김상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3
237
227
28집 작품입니다
정금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2
293
226
28집 원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2
216
225
물빛 28집 원고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0
149
224
물빛 28집 원고
차재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9
463
223
28집 작품 올립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5
268
222
물빛 28집 작품입니다.
정정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226
221
28집 작품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416
220
회비 납입 확인하세요. ^_^*
하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17
182
219
동인지 원고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244
218
동인지 27집 작품 입니다.
미소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3
231
217
동인지 시 1 편
침묵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83
216 답변글
침묵님, 작품으로 뵈오니 참 좋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156
215 답변글
동인지 시 1 편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4
246
214
동인지 작품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227
213
동인지 작품입니다
보리밥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9
235
212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우설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8
158
211
동인지 작품입니다.
여울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218
210
동인지에 올릴 작품입니다.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1
352
209
동인지 작품 올립니다
정해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30
273
208
시 세 편 올립니다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29
207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19
206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6
253
205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김학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5
262
204
동인지 원고 올립니다.
서경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4
275
203
정정지 동인지에 실을 작품입니다.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8
165
202
해바라기, 저물녘
하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8
218
201
급히 올려놓고 갑니다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170
200
죄송
카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
149
199
미흡하나마
신상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4
223
198
2008년 물빛 출품작 / 김학원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1
326
»
물빛25집 시 올립니다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8
306
196
푸른 먼지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4
778
195
외돌개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1
213
194 답변글
외돌개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5
198
193 답변글
외돌개
온소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7-05
143
192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1
173
191 답변글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5
156
190
정해영씨의 <할머니의 안부>를 읽고,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4
213
189 답변글
정해영씨의 <할머니의 안부>를 읽고,
착한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4
236
188
살랑해요!!메나리님
김세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6
250
187 답변글
모두 9편?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6
228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