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붉은 그림자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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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붉은 그림자

 

박경화

 

 

 

끝날 듯 이어지며

피어오르던 마음 식고

품었던 꽃도 떨어지네

 

그림자마저 연붉어졌던

석 달 열흘 그 열정

 

피었다 지는 일

속절없이 아린 것인지

지친 몸 추스르고

어디 기대고 싶은 밤

 

언제 울었는지

줄기 타고 흘러내린 눈물

허옇게 말라있는

 

백일홍나무, 달빛 받으며

서쪽으로 기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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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인상적이다 그림자는 실체의 상이다 사실은 있지만 없는 것이 그림자다 플라톤은 이 세상은 이데아의 그림자라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있었지만 없다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게 해 주는 시다 스러지고 허옇게 말라가는 인생을 보여주는 시다 햇볕은 드러내는 데 반해 달빛은 숨겨준다 감싸주고 스며 나오게 한다 '...달빛 받으며 /서쪽으로 기울고 있네'의 마지막 연이 가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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