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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해봅시다


부끄럽다

 

정해영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

마음을 보낸다

 

마음 없이

할 수 있는 일, 하나 없어

텅 빈 하루가

십년 같다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수없이 그를

펼쳤다 다시 접는다

 

갔으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발 없는 그의 심정이

돌아오는 길 없는 길

멀기도 가깝기도 하여

몇 십 년이 걸리기도

할 것 같다

 

보내고 맞아야 할

소란스런 세월

 

눈 먼 당신을

내 안에 앉히는 일이

평생 편지를 쓰고

기다리는 일 뿐 이어서

 

노을을 마신 듯

붉고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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