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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그늘

고미현

 

 

선잠 든 새벽 두 시

물 좀 다오,

희미한 목소리가 들린다

 

얼른 엄마의 손을 꼬옥 잡아본다

털실로 스웨터를 떠서 내게 입혀주던 손

수놓은 액자 속 모란꽃은

아직도 탐스러운데

이제 그만 쉬라고 해도

굽어진 그 손마디 펴지 않는다

 

오래전 썰고 말린

우엉차 속에 엄마의 마음이

진하게 우러나온다

 

혼자서는 꼼짝도 못하고

누워만 있을 뿐인데

집안 가득 온기가 퍼지는

엄마의 그늘

 

나는 오늘도 송사리처럼

엄마의 그늘 속을 헤엄치고 있다

 

------- 

 

 

맨발로 오르다

고미현

 

발바닥도 다소곳하게

산란한 마음이 오롯이 안으로 모인다

 

땅의 온기가 피어오르고

모래 알갱이에 반응하는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나무들 수런거린다

 

그동안 내 무거운 등산화에 자주 밟혔을

어린 풀잎과 일개미와 두더지 땅굴

알게 모르게 지은 허물이 넘친다

 

관등성명도 없는 풀섶 따라

맨발로 오르니

소리 없는 작은 생명들

조심스럽다

젊은 혈기로 설악산에 오를 때

앞서가는 맨발을 본 적이 있다

  

가장 낮은 바닥의 가장 높음을

비로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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