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40집 원고
아버지의 그리움
고미현
흔들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서 종일
꿈속을 헤매는 아버지
청년이라는 이유로 인민군에게 끌려갈 때
쏜살같이 도망쳐 살아낸 목숨
한국전쟁의 포탄에
눈앞에서 잃어버린 전우
참전용사 제복이
자랑스러운 나의 영웅이지만
어릴 때 돌아가셔
불러보지 못한
엄마라는 부러운 말
천만번도 더 절절하게 부르며
밤과 낮 없이
쪽잠 속을 헤매는 구순의 아버지
(회장님과 편집장님, 이 시는 넷째 화요일(22일) 토론 후 많이 수정해야 할 작품임을 참고해 주세요^^
그리고 편집장님, 줄(행) 간격을 조금 줄여서 모두 한 쪽(1쪽)에 실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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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한 오늘
고미현
햄버거보다 밥
탄산수보다 맹물
다이내믹한 스트레칭보다 단조로운 국민체조
오르내리는 산봉우리보다 완만한 능선 길
밍밍한
그래서 오래갈 수 있는
먼 미래까지
우리를 지켜줄 질긴 힘
일상 속에 엎드려 있는
평범한 날들의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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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고미현
물 마시듯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석회화 건염이라는 진단도 받아보고
가끔 찌개 냄비도 태우고
사소한 말도 서운하게 와닿는다
그렇게 비로소 나이가 든다는 것을
오늘도 까만 별들이
눈부심 속에서 날아다니고
우주의 별로 돌아가는 길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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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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