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틈에도 좋은 작품을 썼군요.
모두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어 퍽 좋습니다.
그런데 한 두 가지만 지적한다면,
[철학관 간 날]에서는 둘째 련의 <밀양 용포 마을 지장암 스님>이라는 게
너무 구체적이어서 오히려 조금 걸립니다.
<지장암>이 그 절(암자)의 이름(고유명사)일 텐데,
그것을 <철학관>이라고 표현하면 그 절을
흔히들 점치는 집 정도로 여기게 해서
불교 사찰의 격을 폄하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그것을 그냥
<밀양 용포마을
스님이 내게 말했다>
라고 고치면 어떨는지요?
그리고
[저 불사신을 보라]는 작품은
제목을 [티눈]으로 바꾸고
다음과 같이 조금 줄여 보면 어떨는지요?
티눈
이마를 치고
근육을 당기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지만
외면하는 그녀에게
새끼발가락이 날을 세운다
잘라내면 낼수록
더 날을 세우는
저 불사신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