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집 원고예요.^^ 파일도 첨부합니다.^^ > 토론해봅시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토론해봅시다

|
14-10-14 00:00

31집 원고예요.^^ 파일도 첨부합니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거기 적막한 당신


서경애


거기 가만히 앉은 당신
늘 반겨주는
그대이기도 하고 또 나이기도 한
설레며 가는 길

산자락에 닿아
가만히 귀 대어
터벅터벅 그대 가슴 두드리며 가네
그대 혹은 나를 만나러 가는 길

하염없이 그대를 열며 가네
나를 열어 산을 오르네
거기 적막한 당신이 있어
적막한 내가 한없이 가네

***


눈길

서경애

한가로운 들판
점점이 백로가 보인다

벼 사이에 목만 드러낸 그대
아기백로의 정수리와 숨바꼭질 하는 벼
논둑에서 온몸을 드러낸 그대
그대가 기쁨이다
그대가 보는 이에게 기쁨이 되듯
세상 만물이 서로에게 기쁨이 되기를

산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다
바라보면 기쁜 것이다
끝내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이다

***

무궁화호

서경애

마냥 널널한 무궁화호 열차 안
들판과 개울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
창밖 백로 왜가리의 고요한 몸짓

이 순간 살아있음의 기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죽어도 내려놓지 못해
오랫동안 끙끙거리며 이고 있던 보따리
지금 막 내려놓으니 새털처럼 가볍다

마음의 뜰이 고즈넉하다
발목을 잡던 것들의 절망이
저만치 풍경과 함께 멀어져 간다.

이 순간 저 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백로의 눈부심이 행복이다
백로와의 만남이 기적이다

***

절대고독


서경애


절대고독해 보셨나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오로지 인간나무로 존재하는 것
우주와 하나 되는 것

온 몸을 한 자루 촛불처럼
켜 두는 것

철따라 나고 죽는 자연의 옷 되어보는 것
한 송이 개미자리처럼 투명해 보는 것
엉겅퀴처럼 잎 가시 세워 보는 것

깎아지른 절벽의
낙락장송 되어보는

청천벽력 뇌성에 두려워 몸 떨어보는 것
그 자리에 겸허히 몸 놓아 보는 자리

인간의 끈 저 멀리 두고
마음의 토굴에 앉아 보는 자리
감미로운

***


복지농장, AI


서경애

2014년 2월 어느 날 살처분 시작되다 새하얀 방역복 입은 사람들 계사에 들어서서 불을 끈다 수 만 마리 닭들 펄펄 날아 오른다 3명이 한 조가 되 두 명이 자루를 잡고 한 명이 목잡아 넣으란 말야 불 끄고 어떻게 잡아넣으라는 거야 산닭들 담은 포대자루를 쌓고 이산화탄소를 비닐 안으로 주입하자 닭들의 꿈틀거림이 서서히 잦아든다 압력솥에 던져지는 닭중에 숨이 붙어있는 산닭이 꿈틀 거린다 고온압력솥에 죽임당한 닭들이 삶아진다 이게 할짓인가 밤에 잠도 안와 그러게 정말 이 짓 못하겠어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 답변글 34집 원고 (서경애) 수정완료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7-10-25 222
11 서경애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6-10-25 524
10 답변글 파일로도 업로드 했사오니 파일로 작업하시면 되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6-10-25 463
9 32집 서경애입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5-10-01 231
» 31집 원고예요.^^ 파일도 첨부합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4-10-14 241
7 30집 원고 한 편 '자리공'입니다.^^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3-11-13 313
6 30집 원고입니다. 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3-11-03 317
5 9편을 올리오니 골라 주십시오. 꾸벅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2-11-22 304
4 답변글 참 감성적이면서도 날카롭고도 지적입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1-11-16 339
3 28집 원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1-11-02 281
2 답변글 침묵님, 작품으로 뵈오니 참 좋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0-11-09 209
1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10-10-26 288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