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비둘기도 아는 것을
이규석
선선한 바람 일렁이는 오월의 아침
암 병동 앞 벤치에는 환자들이 볕을 쬐고 앉아
바램들을 주고받는다
한 대롱 피를 뽑은 나도 곁에서
머핀을 아침 삼아 커피를 마신다
머핀은 자꾸만 부스러지고
비둘기 한 마리 걸어와 내 마음 빤히 들여다보고선
그냥 떠나려 한다
뭐 좀 먹고 가라고 눈짓을 보내도
힐끔 쳐다보곤 날아오른다
혈소판 수치부터 올려보자는 선생님의 말씀에
암, 그러면 그렇지
병동을 나서자 비둘기 떼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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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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