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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역

 

                      이규석

지금도 들려오는 까마귀 떼울음 소리에

쭈삣거리며 오가야 하는 그곳

꺼멓게 그을린 이야기 다 지워버렸어도

전동차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선다

문이 열리자 쏟아져 나온 사람들

그날의 불꽃처럼 계단 타고 오른다

전동차에 불 지른 영감에게 손목 잡힐세라

문 닫아놓고 혼자 도망친 기관사에 발목 잡힐세라

옷에 불붙은 사람에게 머리채라도 잡힐세라

줄행랑치듯 오른다

장맛비처럼 이어진 살수에도 붉게 타올랐던 욕망

그 열기에도 도시는 여전히 냉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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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8회 물빛 시 토론 (2021.11.9.둘째 화요일)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중앙로역 / 이규석

    -11행 붉게 타올랐던 욕망 – 무엇을 뜻하는지 누구의 욕망인지  (목련)

    -희생자들의 욕망이다  (코너리)

    -11행 욕망 ⇒ 열망
     화재 참사 – 12행 도시는 냉랭하다 – 단정하지 말기 – 다른 표현으로 해보기
     (예) 사람들은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문장이 수식어가 많이 있고 명사가 나온다 – 거꾸로 해보면 어떨까
     명사가 먼저 나오고 수식어가 다음에 나오는 서술어로 쓴다면
     1~2행 (예) 까마귀 떼울음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은 쭈뼛거리며 계단을 내려간다
     무거운 수식어가 앞에 나오면 문장의 의미가 흐릿해지고 약해진다
     3행 꺼멓게 그을린 이야기 ⇒ 참사니까 이야기 대신에 참사에 대한 다른 말로 쓰기
     4행 전동차가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선다 – ‘비명을 지르며’가 너무 일찍 나온게 아닌가 - 빼기
     6행 그날의 불꽃처럼 계단 타고 오른다 – 좋게 읽었다
     불지른 사람, 기관사~ 행을 나눠서 재생시키려면 ⇒  그날은 기관사가 어떻게 했다
     서술어로 쓰면 어떨까    (조르바)

    -11행 ‘욕망’이 걸렸다
     현실적인 참사, 사고를 시로 쓴다는 게 어렵다
     까마귀 떼울음 ⇒ 지금도 들려오는 울음소리 (참사인데 까마귀떼 – 빼기)
     냉정하게 무심하게 접근해야 된다
     ⇒ 시간이 다 타서 재가 되어버렸다
     3행 꺼멓게 그을린 이야기 다 지워버렸어도 ⇒ 검게 타버린 시간 다 재가 되어도
     11행 장맛비처럼~ 욕망 – 이 행이 왜 나왔을까  (서강)

    -4행 비명을 지르며 ⇒ 바람을 몰아온다  (조르바)

    -아픔이나 감동을 뭉클 줄 수 없다면 시로 쓰기 어렵다  (서강)

    -시에 원망, 비난, 평가가 나타나면 굉장히 곤란하다
     인도영화 – 중앙역 (초등학생 정도의 주인공) - 역에서 부모를 잃어버려서 살아남는 이야기
     결과적으로 보면 세상은 따뜻하고 인정이 있고 희망이 있고~
     영화가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린 것처럼
     시에서 거리를 두면서 그때의 광경 속에서 전체의 바람을 뽑아내면 좋지 않을까  (조르바)

    -이 시를 1년 정도 매만졌다
     하고 싶었던 소리가 있었던 것 같다
     까마귀 떼울음 – 까마귀가 상징하는 것 때문에 가지고 왔다  (코너리)

    -4행 ⇒ 전동차는 여전히 멈춰 선다
     마르고 건조하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게 참사에는 용이하지 않을까
     이 사건도 너무나도 큰데 내가 흥분하면 안 될 것 같다
     6행까지만 써도 시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서강)

    -1행~ 6행까지 고쳐본다면
     ⇒지금도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쭈뼛거리며 계단을 내려간다
     ⇒검게 타버린 시간 다 재가 되었어도/ 전동차는 바람을 몰아 멈춰 선다
     ⇒문이 열리자 쏟아져 나온 사람들/ 그날의 불꽃처럼 계단 타고 오른다    (조르바)

    -망자는 위로 올라가고 싶고
     산자는 자꾸 내려가고 있다 - 이 아이러니를 시로 쓰고 싶었다
     시 쓰는 것이 어렵다    (코너리)

    -쉽게 풀어내고 응축시키면 더 깔끔하게 나오지 않을까
     먼저 관찰한 것 그대로 감정을 배제하고 담백하게 쓰기
     단문으로 계속 써서 나중에 고쳐보기
     (예) 하늘이 푸르다 구름이 몇 점 있다 공기는 시원하다 – 그 다음에 응축시키기  (조르바)



    이오타 교수님:
    -박일남 시 구절 –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중앙로역 참사가 세월은 지났어도 지울 수 없는 사건이라서 이 시를 쓴 것 같다
     
     이 시점에도 다시 되살리는 것 –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이 할 수 있는 것
     근대 역사의 큰 사태 사건 – 시인협회 특집으로 쓸 때 – 나는 한 편도 못 썼다
     개성이나 취향의 문제
     잊지 않고 생생한 장면을 살려서 과거의 일이지만 오늘로 바라볼 수 있는 것
     -시인의 눈, 시인의 사명

     남금희 선생과 전영숙 선생이 평론가 같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들을 참 잘한다
     지적한 것 공감한다

     이 시에서
     문장이 너무 구체적 ⇒ 은유적으로 쓰면 좋겠다
     너무 흥분된 말 ⇒ 지적으로 좀더 냉정한 말로 바꿨으면 좋겠다 (좀 가라앉혀서)

     케네디 대통령 장례식 때- 부인이 까만 면사포 쓰고 똑바로 서서 – 슬픔을 드러내는 것
     땅바닥에 주저 앉아서 우는 것보다 꼿꼿하게 서서 눈물을 닦는 것 -
     많은 사람들한테 더 강한 인상 - 비극적인 인상을 준다

     1행 까마귀 떼울음 소리, 쭈삣, 꺼멓게, 비명을 지른다, 쏟아져, 불꽃처럼,
     불붙은, 머리채, 줄행랑, 타올랐던 욕망... ⇒ 굉장히 강렬한 표현

     감추고 냉정하고 절제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말들이 - 강한 어휘를 쓴다고 효과적이지 않고 - 오히려 방해한다

     구체적으로 다 쓰려고 하지 말고
     은유를 통해서 세 줄을 한 줄로 표현한다든가
     압축해서 비유로 쓴다면 더 효과가 날 것이다

     11행~12행 냉랭하다 – 앞에 나온 말들은 아주 복잡, 번잡하다
     냉랭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 못차리고 번잡한 느낌

     마지막 두 줄을 검토해 보면 좋겠다

     이규석 선생의 좋은 점은
     끊임없이 시적인 표현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한다

     물빛38집에 실린 ‘능소화’
     의미상으로 시적인 형상화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이규석 선생만의 개성적인 시를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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