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늘
고미현
선잠이 든 새벽 두 시
모기 소리만한 알람음이 되어 나를
깨운다
엄마의 손을 꼬옥 잡아본다
털실로 스웨터를 뜨고
섬세하게 수놓은 낡은 액자 속의 목단꽃은
아직도 탐스러운데
이제 그만 쉬라고 강제 종료 당한 듯
굽어진 손마디는 펴지질 않는다
오래된 우엉을 넣고 끓인 물에
썰고 말린 엄마의 마음이
진하게 우러나온다
혼자서는 꼼짝도 못하고 누워만 있을 뿐인데
집안 가득 온기로 퍼지는
엄마의 그늘
나는 오늘도 그 속에서 논다 (→넓고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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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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