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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동백인 채로 / 전영숙 (937회 토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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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동백인 채로

 

전 영 숙

 

화단에 꽃씨를 묻는다

 

땅을 파고 흙을 덮고

발로 꼭꼭 밟던

그날이 떠오른다

 

꽃씨처럼 

까맣게 졸아 든 당신을

묻고 돌아설 때

 

새나 나비 말고

당신이 당신인 채로

돌아 올 날 손꼽았던 기억

 

몇 번의 봄이 지나갔다

매화는 매화인 채로

동백은 동백인 채로

돌아왔는데 간혹

 

싹틔우지 못한 눈이 보였다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 묻은 꽃씨도 몇 개는

움트지 않을 것이다

당신도 몇 해째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

 

아직 나에겐 기다릴 시간이

헤아릴 수 없이 있다

정성들여 땅에 꽃씨를 묻는다

다시 만날

약속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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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대상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시로 드러났다 동일성을 드러낸 시다 동일성이 나타날 때 위로를 받는다 하이데거는 진리란 그것이 그것이 걸로 나타나는 것이라 했다 부활의 씨를 심는 것 부활이 나타났을 때 위안을 얻는다 6연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 에서 사람이 거슬린다 다르게 퇴고 하면 좋겠다 7연 '시간이 헤아릴 수 없이 있다'에서 시간은 '천 개의 바람'처럼 헤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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