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 햇살에 살짝 고개 내민 홍매화
길 잃은 동장군에
파랗게 질려있다
눈 내리는 날
극장 담밑
블라우스 하나 달랑 걸친
열네 살 소녀 같다
교회오빠의
데이트 신청에
언니 옷 몰래 입고 서둘러 나온 그녀
붉게 칠한 꽁꽁 언 입에서 탁탁 소리가 났다
바람 든 꽃봉우리에 놀란 나비 날개를 접고
등짝에
언니의 손자국 깊이 새긴
그날
차가운 물수건이 밤을 지켰다
꽃부터 피어 수선스러운 봄
꽃샘바람에도
쉬지 않고 공중을 밀어내던 개나리
노랑으로 꽉 채우자 연초록 잎을 내민다
맵고 화사한 봄이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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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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