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시인들의 나들이
이규석
봄 가뭄에 목이 타던 시골 노인들 태운 버스
역병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시퍼런 바다가 열렸다
"여는 물이 많은 걸 본이 간밤에 비가 많이 내릿는 갑다”
"얼쑤, 바다가 육지라면 참외 농사 한 분 멋지게 지 볼낀데”
소싯적 시인이 꿈이었던 할매의 선창에 노인회장의 화답 어우러진다
대게 삶아먹고 배부른 버스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그 넓은 바다 벌시로 다 밧나.
아직 해도 안 떨어짓는데 우에 집에 들어가노, 한 바쿠 더 돌자”
곰삭은 시인들의 성화에
덩실덩실 춤추던 버스 기어이 죽도 시장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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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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