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
라만차의 풍차
나는 라만차의 꿈을 꾸는 중이다
스페인의 비구름은 바람에 실려오다가
참았던 오줌이 쏟아지는 것 처럼
마침내 라만차에 오면 소낙비가 된다지
바람이 읊는 묵시의 땅 라만차에 오면
늙어서 덜커덩거리는 풍차를 만난다
풍차를 보고 달려드는 라만차의 기사여
아무도 죽이지 못한 정의의 칼을 휘둘러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다 죽여다오
그러면 온 세상은 행복한 사람들로 가득하겠지
마침내 풍차 앞에 섰을때
내 영혼 위로 밤이 오고 별이 뜨더니
그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지고
인생의 고비마다 폭죽처럼 펑펑 터진다
고국의 현실로 돌아가서
돈키호테처럼 돌진할 수 있을까
행복은 그렇게 현실과 먼저 이별한다
제자리로 돌아 올 풍차는 돌고 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