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방망이 ㅡ팔음김미숙
해가 바뀌면
어느덧 서른이 되는
둘째 아들
아침밥 먹으면서,
"엄마, 내일 결혼식 있어"
"누구 결혼식?"
"내 결혼식"
순간 흠칫했다
"우리 아들이 엄마를 놀릴 줄도 아네, 나 모르게 결혼해도 장가갔으면 좋겠다"
"아침밥 차리는 게 그래 힘드나?"
"어! 왠지 내 맘을 들켜버린 것 같네"
둘이서 웃었다
내 나이 스물여덟, 봄날
아침 여섯시
눈 뜨자마자 시작된 진통
엄마 힘들까봐
아홉시도 안 되어
태어난 기특한 아이
대추방망이처럼 야무진 아들
품안에 간직하고 싶지만
때가 되었으니
이제 놓아야만 한다
짚신도 짝이 있듯
애인이 있을 때
어서 둥지를 틀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
지금은 3포, 5포, N포 시대
캥거루족 청년들 참 걱정스럽다
모두 성공해서 장가 잘 가길
기도하는 가을 아침
단풍빛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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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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