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부추 가지 박에다 배추나 시래기 고추 찰밥을 넣고 하룻밤 질금으로 푹 삭혀
다시 누룩가루와 밀띠운 것을 넣어 은은하게 끓여주면 맛도 색도 같아져 모든 경계가 허물어진다
외할머니 품속같이 쿰쿰하고 들적지근한 것을 숟가락으로 크게 떠서 한 입 넣으면
술술 목구멍으로 넘어가 속이 편안하다
겉은 촌부처럼 거칠고 칙칙해도 속은 귀비같아서 문걸어 잠그고 먹는 여름 음식이다
재료마다 몇 개씩만 넣어도 큰 찜통에 가득 차니
옛날
옻골마을엔 눈도 코도 없는 것이 담을 넘었다
*집장: 옻골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음식으로 여름에 채소가 흔해지면 해먹던 반찬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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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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