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수하
전장을 이탈한 중세의 병사들
굶주림에 지친 말들을 재촉한다
부슬비 속에서 몸 하나 숨길 곳이 없다
안개속에 은신한 적들은 숨을 멈춘다
전투가 끝난 해질녘 들판
수 천의 까마귀떼 하늘을 맴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푸릇한 어둠에 잠긴 세상
인생은 주춤주춤 이어지는데
외롭고 아프고 배고프다
한번 병을 얻어 누우면
다시는 고쳐 앉을 수가 없다
사십층 꼭대기 집에 살면서
동굴의 선사인류를 생각하는
입장 바뀐 신인류의 고통
이 병 저 병 앓다 간 *3378명
죽음의 이름도 새로운
고.독.사라 한다
*3378명. 2021년도 대한민국 고독사 통계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