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기린의 죽음 / 팔음김미숙
버스 정류장 앞
꽃가게 꽃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아
놓쳐버린 버스
꽃기린 화분 하나 샀다.
연한 노랑 빛깔보다
짙은 주홍빛
집으로 데려왔다.
여러 해 지나는 동안
꽃 보며 즐겼다.
나무 전체에 가시가 많아
매사 조심조심했는데
어느 봄날 화분을 옮기다가
가시에 찔린 손가락,
박힌 가시 뽑아낸 그 자리에
작은 혹 하나 생긴 후
시름시름 죽어버린 꽃기린
말 못하는 꽃나무
키워준 주인 찌른 죄값
속죄하듯 죽었는데,
남의 마음 깊숙이 찌르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의
가시 돋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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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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