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단을 보며 인생의 끝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전해지지만,
쓴 소리만 하겠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시란, 제가 알고 있는 시의 한계이겠지요.
전 적어도 시를 읽을 때 아래 세 가지 중 하나가 그 시에 있기를 원합니다.
강렬한 정서적 환기,
미지의 것에 대한 환상,
그리고
곁에 있었음에도 인지하지 못한 것들에 관한 놀라운 깨달음.
물론 내가 채워가며 읽을만한 여백이 다소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미소년님의 시는 저의 세 번째 기대조건에 비추어볼 때
다소 안이한 느낌이 드는 시입니다.
열매 혹은 볏단을 보고 자신의 삶의 결과 또한 풍성하길 원하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사념이 아닐까요?
전문가답게 조금 더 날카롭게, 조금 더 치열해지시길 기원합니다.
저의 가혹한 칼날이 님의 詩心을 한없이 벼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