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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해봅시다

할미꽃

 

                이규석

 

간밤,

장지문 문살에 그림자 일렁거리더니

  

꼿꼿하게 사셨던 할머니

허리 굽혀

우물가로 오셨네

 

지팡이도 없이

나비 몰고 오셨네

 

누굴 찾으시나

아침 햇살에 이슬 마를 새도 없이

고개 꺾은 웃음꽃

 

발자국 소리 들릴 때마다

허리도 펴보지만

담장을 넘나드는 꽃샘바람일 뿐

 

홀씨는 기어이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난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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