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의 방식
23년 만에 사설요양원에서 그녀가 엄마를 찾았을 때
엄마는 33키로 이더란다.
수차례 다른 시설로 옮겨질 때마다
엄마는 조금씩 더 가벼워졌단다
겨울 해풍에 말라가면서
자신을 지키는 북어의 방식처럼
자신의 주소도 딸들의 전화번호도 외우던 엄마가
무연고 환자로 전전하는 동안
다른 방법은 다 실패를 했단다
엄마가 거쳐 온 어느 시설에서도
사과 한마디 들을 수 없었던 그녀가 택한 것 역시
북어의 방식이었다
유영하던 지느러미를 창처럼 날카롭게 벼리는 것
밤낮 부릅 뜬 눈으로 세상을 노려보는 것
그리고 날카롭게 이빨을 드러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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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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