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레ㅡ팔음김미숙
말똥구리처럼
시간을 굴려온 고단한 바퀴들이
물구나무서서
세상을 거꾸로 보고 있다
화령장날
열무 몇 단 싣고 용바우재 오르면
아버지의 손수레 뒤로
물뱀 같은 시골길이 꼬리를 감추었다
살림살이 키우려고 평생
깡다구로 버텨온 아버지, 지금
붉게 녹슨 채 삐걱거린다
아버지 따라 손수레 끌고
아르바이트하던 스무 살 그때처럼
이제는 내 삶의 열무 단 가득 싣고
그 손수레 끌고 싶다
튼튼한 바퀴 힘차게 굴리며
*삼 년째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의 건강을 빌며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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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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