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할 수 없는 일
정 정 지
아이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셔츠 앞면이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하교 길, 길 가 풀숲에서 이제 막 날기 시작해서 조금 날다 앉고
조금 날다 앉기를 반복하는 아기 새와 어미 새를 발견했다.
어미 새가 애타게 부르고 있었지만 지쳤는지 한참을 가만히 있던
아기 새가 얼마 후 차도에 가 앉았다. 신호등이 바뀌면 풀숲으로
옮겨주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오토바이가 지나가더니 뒤이어 버스가
지나갔다. 아이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붕대로 싸 매거나
약을 바르거나
대신 아파 줄 수도 없는
아린 마음
땡볕과 비바람
다 견뎌야
단물 드는 과일처럼
티 없는 가슴이
쓰라림에 젖기도 하고
긁히기도 하면서
나이테를 늘려 갈
저 어린 나무
아기 새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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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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