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역
이규석
지금도 들려오는 까마귀 떼울음 소리에
쭈삣거리며 오가야 하는 그곳
꺼멓게 그을린 이야기 다 지워버렸어도
전동차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선다
문이 열리자 쏟아져 나온 사람들
그날의 불꽃처럼 계단 타고 오른다
전동차에 불 지른 영감에게 손목 잡힐세라
문 닫아놓고 혼자 도망친 기관사에 발목 잡힐세라
옷에 불붙은 사람에게 머리채라도 잡힐세라
줄행랑치듯 오른다
장맛비처럼 이어진 살수에도 붉게 타올랐던 욕망
그 열기에도 도시는 여전히 냉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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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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