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꽁다리를 찾는다
이쪽 저쪽 만져 보지만 더 엉킬 뿐이다
잘 풀리다가도
쌀 포대는
입을 꼭 다물고 꼼짝을 않는다
결국 가위로 자른다
낮에 종일 일한 엄마는
밤이면 해진 옷을 풀어 뜨개질을 했다
큰 옷은 작은 옷이 되고 작은 옷은
장갑과 양말이 되었다
동생이 가지고 놀다
실이 헝클어지면
엄마는 말없이
엉킨 실을 잘라내고 매듭으로 이었다
탈옥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십여 년을
뻐꾸기 새끼로 살던 곳
벌써 때가 지났건만
둥지에서 빙빙 맴돌고 있다
부추도 잘라 내야
싹을 키우지 않던가
뒤 덜미를 잡고 있는 미련에 가위를 든다
늦가을
창문 밖은 안개가 자욱하다